백일홍과 할머니/배중진
어렸을땐 꽃 모종하는것을 도와드렸다
아는것이 없으니 할머니가 하라는대로
그것도 비오는 날에 심곤 했었지
아마도 할머니는
백일기도 드리는 심정이었겠지만
우린 먹는것에만 정신이 가 있었다
원래 마당이 넓고 일이 많아
꽃이 자릴잡을 공간이 없었는데
연세가 드시더니 꽃이 더 그리우셨는지
마당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거동이 불편하셨지만
허리가 굽어져 힘드셨지만
지극정성을 쏟으신 덕분에
시집올때 새색시 모습을
그곳에서 찾고 있음을 누가 알았으랴
'詩 2009'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가을에는/배중진 (0) | 2011.03.15 |
---|---|
어제와 오늘/배중진 (0) | 2011.03.15 |
가을을 맞이하여/배중진 (0) | 2011.03.15 |
상수리/배중진 (0) | 2011.03.15 |
천지연 폭포/배 중진 (0) | 2011.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