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바람이어라/배중진

배중진 2011. 3. 12. 01:21

바람이어라/배중진

어제 하루종일 그렇게 울부짖더니 남겨 놓은 꼬락서니 라니
비가 퍼붓고 강풍으로 사정없이 몰아쳐 어느 정도였는가 했더니
전쟁이 있었던게야, 죽임이 없는 폭격을 당했던거야
얼마나 오래 전기없는 생활을 하여야 할는지 그것이 문제로다

끊임없는 비명소리를 내지르기에 내마음 찢어지고
정신없이 흔들어 놓아 몸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이렇게 나 뒹굴어 졌는지 몰랐다네
산산조각으로 찢어 발렸는지 꿈엔들 생각했을까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는지 하늘은 으르렁대며 빗물을 토하고
골목 골목마다 통행이 차단되었으며
전봇대도 누웠고 썩은 나무도 길게 뻗어 있었다
그곳엔 집을 잃은 새들과 청설모만이 서성인다

갈곳을 잃어 슬픈 짐승이여
하필이면 그곳이 사랑스런 보금자리란 말인가
하늘도 무심하여 마저 쏟아내려고 천둥번개를 몰고와
내일은 없다는 듯이 공포를 조성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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