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영웅/배 중진
경상도 사나이가
자갈이 많은 언덕에서 놀다가 군에 입대하였다
영도다리 끄덕거리듯 껄렁거리며 사방을 둘러보니
오메 징한 것
전라도 사람이
허벌나게 많았고
밤마다 원수지간이나 된 양
잠도 못 자게 갈궜다
이를 악물었고
복수의 칼날만 밤새도록 갈다가
직업군인이 되겠다고 지원했고
특수교육을 받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돌아왔다
상전벽해가 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었고
앙갚음으로 몇 배 더 잔학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인생 역전이 되는듯했으나
세월도 또한 흘러 그들은 전역을 해버렸다
닭 쫓던 개 먼 산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
허탈함이 엄습하더니
방향 잃은 난파선처럼 갈팡질팡하다가
나쁜 길로 들어섰다
참았어야만 했다
봄이 왔건만
자갈치 시장엔
갈매기만 슬피 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