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4

작은 영웅/배 중진

배중진 2024. 1. 12. 03:59

작은 영웅/배 중진

 

경상도 사나이가 

자갈이 많은 언덕에서 놀다가 군에 입대하였다

영도다리 끄덕거리듯 껄렁거리며 사방을 둘러보니

오메 징한 것

 

전라도 사람이

허벌나게 많았고

밤마다 원수지간이나 된 양

잠도 못 자게 갈궜다

 

이를 악물었고

복수의 칼날만 밤새도록 갈다가

직업군인이 되겠다고 지원했고

특수교육을 받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돌아왔다

 

상전벽해가 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었고

앙갚음으로 몇 배 더 잔학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인생 역전이 되는듯했으나

세월도 또한 흘러 그들은 전역을 해버렸다

 

닭 쫓던 개 먼 산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

허탈함이 엄습하더니

방향 잃은 난파선처럼 갈팡질팡하다가

나쁜 길로 들어섰다

 

참았어야만 했다

봄이 왔건만

자갈치 시장엔

갈매기만 슬피 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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