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4

신세타령/배 중진

배중진 2024. 1. 10. 00:54

신세타령/배 중진

 

박력 넘치는 물소리

흰 눈이 좋아 재잘거리는 새소리

뭔가를 보고 싶어 바삐 움직이는 발걸음 소리

희망찬 세계를 갈망하는 심장박동 소리

 

산은 모든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인간은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감행하는 순간

울퉁불퉁 눈길은 얼었고

무릎에 전해지는 충격 또한 엄청났다

 

짧은 길이라면 짧고

감히 올라갈 엄두도 나지 않는 분들에게는 그림 속의 떡

젊어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으나

늘그막엔 아주 가벼운 흰 눈마저 길을 막는구나

 

밝은 태양이 깊은 계곡을 비춰줬으면 싶으나

뜻은 하늘에 전해지지 않고

무심한 먹구름만 빈둥거리네

동동거리다 발걸음을 돌리면서 하늘만 두고두고 원망하네

 

불현듯 생각나는 어느 어르신의 음성

20년 전에 올랐던 명승고적을 찾아와서는

산이 더 높아졌다고 가쁜 숨을 내쉰다

젊은이에겐 이해하지 못하는 신세 한탄이었다

'詩 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배 중진  (0) 2024.01.16
탁아소/배 중진  (0) 2024.01.16
흑조/배 중진  (0) 2024.01.15
작은 영웅/배 중진  (6) 2024.01.12
청룡의 해/배 중진  (13) 2024.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