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에 즈음하여/배중진
왜, 오늘따라 봄바람은 이리도 매서운지
아직도 서성이는 겨울의 끝자락 인가보다
용두사미같이 대가리는 저 구름속으로 사라졌는데
꼬리가 살랑 살랑 이리 치고 저리 치듯 징그럽다
잔인한 사월을 밑으로 깔아 놓고
장미의 계절이 벌써부터 시작되어
마음이 온통 장미밭에 가 있다
작년 십이월 마지막으로 피다 만 그대를 알고있다
그때 추위로 끝끝내 펼치지 못한 여한을
이번엔 화려하게 향기와 더불어 만방에 고하거라
더 많은 사랑을 가지고 하루 하루 그대를 맞이하리
아직도 매몰찬 그날을 기억하고 있음이여
무성한 잎사귀들 사이를 들추고
그대의 작은눈을 열어본다
아직은 우스운 모양새이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 너의 모습이 피어나리라는 것을
2012.02.2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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