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

인생무상/배 중진

배중진 2020. 12. 11. 00:54

인생무상/배 중진

 

원래 그분은 술집을 하려던 사람이 아니었다
농촌에서 가진 것 없이 남의 종산을 돌보던 사람에게 시집을 왔고
동네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목인지라 왕래가 잦은 곳이니
자연스레 동네 사람들이 꼬였고

그런 그들에게 시원한 물 한 잔이라도 건네주면서 

자연스레 생긴 주막이었는데

 

성품 좋고 시원하고 당당하더니 점점 몸이 불어 
어지간한 남정네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목소리가 높아지고 옷소매를 걷어 올리는 순간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남 보기에 억척스럽다 했어도 인간미는 있었지 싶었는데
추운 겨울 밤사이에 숨을 거두셨다

 

다음 날 
상주도 없이 따라가는 자식들도 하나도 없이 
동네 장정들의 빠른 발걸음과 함께
사납게 출렁이는 상여는 우리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높은 곳의 짚 동가리 옆에 쭈그려 바라보는 어린아이들도
콧물 훌쩍이며 그녀의 삶이 요란하게 점이 되는 것을 보았다

그것도 젊은 나이에

 

인생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들의 기억 속에

그녀의 마지막이 오랫동안 남는 것은 무슨 뜻일까

 

Bronx Zoo 12/07/2015

 

허무한 인생
덧없는 인생
허무
인생무상

 

귀여운 강아지가 아픈 친구를 위해서 멋진 행동을 보여줘 많이 웃었습니다.
그들의 지능이 우리와 같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충성심은 우리 인간을 뛰어넘었고 좋은 집에서 사랑을 받고 자란 강아지는
가족의 일원이 되어 행복을 나누는 경지에 도달했지 싶기도 합니다.
불행하게도 제가 사는 곳은 애완견을 키우지 못하게 하여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극히 소수에 불과하답니다. 다른 것은 좋은데 냄새와
털 때문에 좋아하면서도 저는 아주 가까이하지는 않는답니다.
멋진 겨울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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