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배 중진
무성했던 나무에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봄부터 시작하여 벌벌 떨며 눈치를 보기 시작하더니
여름엔 거칠 것 없이 세상을 덮고
두려움 없이 하늘을 찔렀지요
가을을 어찌 알았을까요
풀벌레 소리 찌르륵거리는 신호를 무심하게 넘기지 않았나 봅니다
지혜의 나무
슬기의 가지
현명한 잎
슬픔을 모를 리 없지요
고통이 있어도
과감한 삶을 택합니다
단풍은 무수히 떨어져 나뒹굴지만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천하에 표명하지만
속으론 앙금을 새기겠지요
04/06/2014 New York Botanical Ga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