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

그리움 한 줌/배 중진

배중진 2020. 9. 1. 00:49

그리움 한 줌/배 중진

 

참외를 보았다

개똥참외와 비슷했다

반가워서 가까이 가 살피다가

 

어렸을 적

원두막을 지어놓은 작은 집의 참외밭에 가서

신나게 놀던 생각이 스쳤다

누워 낮잠을 청하기도 하고

비바람을 막으려고 사방으로 엉성하게 엮은 것을

나무로 고였다 내렸다 한 적도 있었다

 

빗방울이 멈추면

멀리에서 노랗게 반짝이는

참외를 먹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인데

쉽게 허락할 주인 양반은 절대 아니었다 

 

그런 그 집에도

노란 참외를 감추듯

남의 눈에 띄지 않았으면 하는 사연이 분명히 있다

아무리 어린 시절이었지만 삼촌뻘 되는 사람이 있다

 

골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고

날씨가 좋은 날이면 

몸이 뒤틀려

엉금엉금하며 침을 질질 흘리는 무서운 사람이 

덩치는 컸어도 괴성만 지르는 어린아이가 있었다

 

기형아로 태어났거나

무슨 병인지는 몰라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조용한 골방이 되었다

누구도 다시는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궁금해하는 사람도 없지만 

기억하는 사람은 있다

 

같이 뛰놀던 송아지도 생각나고

사랑 쏟았던 강아지도 그리운데

하물며

 

무덤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아마도 그 당시는

그의 부모 묏자리도 없었던 시절이었으니

이해는 하지만

 

어느 하늘 별이 되었으리

은하수처럼 옹기종기 모여 잘 구분이 되지 않아도

기억 속에 흐르고 있는가 봐

가끔 생각나는 것을 보니

 

9/5/2015

7/5/2017

 

한국인2020.09.01 16:28 

한국 특집이네요.
한국 생각이 많이 나실 것 같습니다.
움직이기도 어려운 시절이라...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젊음이 영원하다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올림픽을 땀 흘려 준비해온 선수들은
얼마나 황당할까 생각을 해봅니다. 특히나 한국같이 연금 혜택이 주어지는
나라에서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내년에 연다는 보장도 없고 국가대표가 되어
선전한다는 것도 장담할 수 없으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렇게 역사와
함께 흘러가고 묻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합니다. 누구의 잘못을 따지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태풍과는 차이가 있듯, 중공 애들은 많은 것을
감춰왔지 싶지요. "55 Days at Peking" 영화를 최근에 보았는데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랍니다. 즐거운 9월이 되시기 바랍니다.

 

십일홍
백일홍
천일홍
뜻은 다 달라도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고국에 태풍이 연속적으로 들이닥친다고 미국에서도 발표하여
또 알아보는 오늘의 날씨였답니다. 농민들의 마음,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는 아픔을 같이 나누고 싶은 심정이지요. 인간이 잘한다고
해서 해결될 농사일이 아니고 한 해가 아니지 싶더군요.
큰 상처 없이 무난하게 지나쳤으면 하는 바람이랍니다.
시원한 가을이 되시기 바랍니다.

 

Typhoons Maysak, then Haishen, may each target South Korea just days apart
beginning Wednesday night, bringing destructive winds, dangerous storm surge
and devastating flooding after each also strikes parts of Japan.

 

'詩 2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씨 하나/배 중진  (0) 2020.09.07
9월에는/배 중진  (0) 2020.09.04
인사불성/배 중진  (0) 2020.08.30
논개/배 중진  (0) 2020.08.27
아미산/배 중진  (0) 2020.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