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매미야 들었느냐/배중진

배중진 2011. 3. 8. 05:34

매미야 들었느냐/배중진


난, 아침부터 너의 소리를 들었다네
밤새 몸 단장하고 청아한 목소리로
희망찬 아침을 여는 소리를 들었노라
원하는대로 모든일이 잘 이루어 졌으면 하였지

난, 오후에도 너의 노랫소리를 들었다네
쉬엄쉬엄 그러면서 좀 거칠다는 느낌도 들었지
그 많은 시간 노래를 불렀지만
관심을 가지는 친구는 없었던 모양이구만

난, 저녁에 그대의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네
그렇게 외로움을 호소했건만
눈깜짝 하지도 않는 님이 원망스러웠겠지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 것도 아니었건만

난, 밤에 귀뚜라미의 소리를 들었다네
그 게으른 친구가 벌써 풍류를 즐기더군
이 어둑어둑한 밤에 홀연히 나타났으니
내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뜻대로 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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