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곤돌라/배중진
머리위론 뉴욕의 지글거리는 태양이 목말라 하고
검은 뱃전에는 은빛 물결이 이글거리며 반짝인다
사공의 뱃노래는 구슬을 굴리 듯 창파에 부딪치고
사랑하는 젊은 이들의 가슴은 방망이질로 팔딱인다
이곳은 분명 이태리의 베니스가 아니기에
전통 복장에 테가 둥근 모자를 쓰진 않았지만
작은 배들 사이로 교묘히 빠지며 저어 나아간다
사랑도 간간히 저렇게 다툼을 피하려는 듯이
영어로 사공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칸초네 스타일의 노래는 아니지만
부드러운 팝송으로 더운 여름에 열을 낼 필요는 없었으리라
우리는 그들을 보며 신이 났고 그들은 우리를 보며 흥겨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