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분수도 모르고/배중진

배중진 2011. 3. 8. 01:50

분수도 모르고/배중진

噴水가 分數도 모르고 하늘 높이 치솟는다
보는 사람도 많지 않는 시간에 왜 날뛰는지
남들이 볼 때 기분 좋은 물소리와 같이
시원하게 찜통더위를 식혀 주어야 하거늘

분수가 分水가 되어 흐르고 있었다
모두가 제 갈길이 있었지만
많지 않은 곳에서 만난 우리들
같이 험난한 고비를 힘차게 돌파하여야 하거늘

分數가 어려운 것이 아닌데 나에겐 과분했다
산수시간을 그렇게 싫어 했건만
공과대학이 취직하기 쉽다고
분수도 모르는데 미분, 적분을 강요하니

분수같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좌절감
분명히 천명하고 과를 옮겼어야 했는데
공대를 分手(분수=분몌) 했어야 했는데
분수를 모르기에 이제껏 살고 있는 운명이여


分袂=분몌=서로 작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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