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사마귀/배중진

배중진 2011. 3. 8. 01:46

사마귀/배중진


주차장에 앉아있는 사마귀를 마주하고
한판 승부를 벌이기로 했는데
서로 동정만을 살피다가
싱겁게 돌아섰던 너와 나

주먹을 불끈쥐고 있는 녀석
천하에 무서운 것이 없는 듯한 자세
허점이 보이질 않는다
더군다나 눈을 볼 수가 없어 더 두려웠다

비겁하게 막대기의 힘을 빌려
눕혀 보지만 곧장 일어서서
반격의 자세를 취하고
계속 뚫어져라 째려본다

일시 소강상태로 들어섰고
삼십분 후에 다시 도전했지만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않고
한치의 물러섬도 없는 왕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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