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배중진
어제는 구름 그야말로 한 점 없었는데
아니 아침에도 보이지 않더니
어디선가 서서히 몰려들어
급기야는 추적추적 내리고 있구나
여름에는 한참 뛰놀아도 될 시간이건만
깜깜했고 비까지 내리니 만사 제쳐놓고
잠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생활리듬이 깨질까 봐 그러지도 못하고
그래 비도 가끔가다는 내려야지
그러기에 가을 비라는 이름도 있지 않았을까
다만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기만을 간절히 비는 마음은
아직도 절정에 도달치 못한 단풍이라서
아쉬움이 무척이나도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지
저 비가 멈추고 하늘이 점점 높아지면
발걸음도 가볍게 산과 들로 자연과 결실을 찾아서
한바탕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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