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와 행시

능소화/배 중진

배중진 2012. 10. 27. 04:55

 

능소화/배 중진

 

저 담장 넘으면
님으로부터 몇 걸음일까
못 이룬 사랑의 분신들이 담장 넘자고
벽으로, 벽으로만 향한다

 

 

전생부터 지금까지 시방세계 다 찾아 헤매며
지칠 법도 한데
님에게로만 향한 집념,

 

 

바람이 불었던가
님의 손길 인 듯 안기려 해보지만
허공에 흔들리는 몸짓

 

 

그녀는 오늘도 다가서지 못한 사랑에
신열로 앓는데

 

 

 

능소화여/배 중진

 

저 담장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작은 꽃은 궁금증으로 자꾸 몸만 커지고
잘못된 선택으로 갑갑하게 벽만 바라보는 꽃
그래도 넓은 곳을 향한 동료가 부럽기만 하여라
인간지사 새옹지마라 하였듯이
혹시 지나가는 님의 손길이 미칠지
지금 처해있는 환경을 섧다 말고
바람이라도 불거든 한 번씩 휘둘러 보시게나
세상만사 불가능은 거의없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했으니
뜨거운 여름 햇볕 아래 노력을 경주하다 보면
제대로 방향을 잡아 님의 얼굴이라도 볼 수 있으리라
조그마한 소리에 귀 기울이고
정성을 다하여 몸 가꾸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모든 걸 극복하다 보면
따스하게 감싸주는 님이 찾아오리라, 찾아오리라

 

배중진2020.07.24 00:03

임금이라고 세상의 여자를 다 모아놓고 원하는 곳으로 행차하는 시절이 있었지요.
여자의 아름다움은 오래가지 못함도 사실이지요.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던가요?
그리움에 지쳐가지만, 시들어가지만 새롭게 들어와 신선한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청초한 여인에게 발길이 끌리니 한 인격은 완전히 개밥에 도토리 신세로 전락하는
것이겠지요. 권력이 있다고 마음대로 하는 행동은 아니지 싶습니다. 지금도
그런 세상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 보는 곳이 아닌 음지에서 그런 작태가 벌어지고 있지요.
여성은 일어서야 하고 참는 미덕의 세상은 오래전에 소멸했지 싶습니다.
능소화의 전설은 그저 전설이지요. 우린 능소화에서 아름다움을 떠올려야 합니다.
미국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알지 못합니다. 미국도 장난이 아닙니다.
자신의 행동을 제어할 줄 아는 인간이 동물과 다르다는 생각이지요.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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