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올라가는 길이 더 험해졌어/배중진

배중진 2011. 3. 7. 13:03

올라가는 길이 더 험해졌어/배중진

이 곳에 오신 손님들은
분위기가 좋아서 인지는 모르되
다들 친절하시고 만나면 인사를 나눈다
얼마나 서로가 기분이 상쾌할까

80세 가까운 할아버지가 산에서 내려오신다
우린 호흡을 가다듬고 공손하게 웃으며
서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50년만에 영국에서 이곳을 보러 또 오셨으며

올라가는 길이 더 가파르졌단다
우린 배를 잡고 폭소를 터트렸다
어디 젊었을때와 비교를 하시랴
힘들면서도 지팡이를 짚고 강행군이시고

사연이야 어찌되었건
혼자서 천천히 가시는 걸음
우린 올라가고 있었고
그는 내려가고 있으면서 세월을 탓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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