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6

고추잠자리/배 중진

배중진 2016. 9. 20. 22:54

고추잠자리/배 중진

 

고추잠자리는

자신이 평화수호자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정한 공간을

자기 영역이라 생각하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지키다가

 

누가 나타나기라도 하면

빨갛게 상기되어

득달같이 날아올라

멀리 쫓아 보낸다

 

그리곤 방향을 홱 돌려

제자리로 돌아와선

눈을 부릅뜨고 무섭게 노려보다가

슬그머니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식으로 화기를 풀면서

 

미동도 하지 않고

눈알만 돌리던지 머리만 움직인다

 

맵고 작은 것이 승자가 되어

오랫동안 가을 하늘 아래 자리를 지킨다

 

가을 하늘은

고추잠자리가 둥둥 떠다니며 감시한다

 

 

 

 

 

 

 

 

 

 

 

 

 

법정 스님의 글인 줄 처음부터 알았답니다. 홀로 지내시며 자연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한다는 것은 범인이 할 수 없고 이해하기도
어렵지 싶습니다. 발바닥에 닿는 감촉은 저도 매우 좋아하고 그리워
한답니다. 그러나 제 주변에는 그렇게 벗을 만한 장소가 없다는 것이
불행이지요. 멋진 일만 있으시기 바랍니다.

 

흙을 가까이 하라

63. 흙 가까이
Apr 6, 2009 5:44 PM

[ 흙 가까이]

서산에 해 기울어 산 그늘이 내릴 무렵
훨훨 벗어부치고 맨발로 채소밭에 들어가
김 매는 일이 요즘 오두막의 해질녘 일과이다.
맨발로 밭흙을 밟는 그 감촉을 무엇에 비기랴.
흙을 가까이 하는 것은
살아 있는 우주의 기운을 받아 들이는 일이다.

흙을 가까이 하라
흙에서 생명의싹이 움튼다
흙을 가까이하라
나약하고 관념적인 도시의 사막에서 벗어날 수 있다.
흙을 가까이 해야
삶의 뿌리를 든든한 대지에 내릴 수 있다.

우리에게 대지는 영원한 모성
흙에서 음식물을 길러내고
그 위에다 집을 짓는다
그 위를 직립보행하면서 살다가
마침내는 그 흙에 누워 삭아지고 마는 것이
우리들 삶의 방식이다.

흙은 우리들 생며의 젖줄일 뿐 아니라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씨앗을 뿌리면 움이 트고
잎과 가지가 펼쳐져 거기 꽃과 열매가 맺힌다.
생명의 발아 현상을 통해
불가시적인 영역에도 눈을 뜨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흙을 가까이하면
흙의 덕을 배워 순박하고 겸허해지며
믿고 기다릴 줄을 안다
흙에는 거짓이 없고
추월과 무질서도 없다.

시멘트와 철근과 아스팔트에서는
생명이 움틀 수 없다
비가 내리는 자연의 소리마저
도시는 거부한다.
그러나 흙은 비를 그소리를 받아들인다.
흙에 내리는 빗소리를듣고 있으면
인간의 마음은 고향에 돌아온 것 처럼
정결해지고 평온해진다.

어디 그뿐인가
구두와 양말을 벗어 버리고
일구어 놓은 밭흙을 맨발로 감촉해 보라
그리고 흙냄새를 맡아보라
그것은 순수한 생의 기쁨이 될 것이다. p112
Scrap: 취 졸 정

 

우리 집 텃밭에 밤나무가 열 그루 정도 있었지만 감당하기 어려워 다 베어 버리고
세 그루 정도만 남겨 놓았는데도 쏟아지는 밤이 굉장하더군요. 길로 떨어지면
지나가는 분들이 주워가기에 하루에 아침저녁으로 두 번 아흔에 가까우신
가친께서 지팡이 짚고 가셔 주워오시고 벌레가 있다 하여 물에 담가 놓는답니다.
그렇게 하시곤 냉장고에 보관하셨다가 딸들이 오면 주섬주섬 내주시고 제사에
쓸 것은 미리 물에 담가 까기 좋게 하시는 것을 작년에 보고 왔답니다.
올해는 누가 도와주려나 그것도 걱정이더군요. 어렸을 때는 조부모님이 넓은
밭과 터에 아무것도 심지 않아 형제들이 남의 것에 군침을 흘리곤 했었는데
분가하신 부모님이 과실수를 이곳저곳에 심어 지금은 감과 밤이 넘쳐 흐르니
그것도 보통 일이 아니더군요. 좋은 추억 영원히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은 잊지 못할 겁니다. 멋진 가을이 되시기 바랍니다.

 

늘 봉2016.09.21 08:51 

바람은
가을 나뭇가지에서도 잠을 잔다

신호등에서 세상이 곁돌고
마구 솟구치는 건물에
동공이 막혔다

내 젊었던 가슴도
그 속에 기어이 갇혔다

힘을 내어 달려도 늘 같은 세상
부친 삶 버거움에 하루가 간다

앞을 스치는 가을바람에
가벼운 옷깃 여민다

지쳐오는 가을냄새에
정수리에 가는 힘줄이 선다

제 글 볼멘소리입니다.
늘 찾아주시는 벗님 가정에 환한 웃음꽃 내려주시길
기도합니다.
좋은 작품 감사히 감상하고 갑니다.

늘봉 한문용

 

가을 하늘이 아름답습니다. 찌는 여름이 있었기에 더욱 소중함을 느끼지요.
심신을 달래는 절호의 기회이지 싶습니다. 몸과 마음이 더욱 풍요로우시기
바랍니다.

 

- 가을 -
한 여름의 뜨거웠던 태양이 물러가고
드높은 하늘이 푸른 빛으로 선선해
한가롭게 흐르는흰구름 따라
마음은 벌써길을떠나요

산을 넘고들을지나
바람따라 길 찾아서 가 닿으니
언제나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그리운 당신이 계신 곳

안부만 전해주고지나치기엔
못보고서 애태웠던 서러움이 커
깊어지는 가을 속으로흐르며
떨어지는낙엽되어 당신 발밑에

쌓이고 싶어요
내딛는 당신 발걸음에 밟혀
당신 안에서 죽으면서
살고 싶어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쾌청한 하늘을
보며 언제나 감사하면서 멋진 하루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불변의흙-

 

오래 산다는 것은 복이지만 그 복을 가꾸는 데는 고통이 따르지 싶기도 하더군요.
연세 드신 분들은 아침이 두렵기도 합니다. 몸, 이곳저곳에서 소리가 나고 아프지
않은 곳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극복하면서 밝은 삶을 꾸려나가려고 생각을
바꾸면 하루가 무난하지 싶기도 합니다. 옛날 늙으면 죽어야지 하시던 어른들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이왕 사는 것 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도 하면서 감사한 하루를 모두가 꾸려나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랍니다.
좋은 말씀은 어렵게 사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지요.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한국인2016.09.23 19:25 

벌써 9월도 막바지네요.
좋은 결실의 조짐이 보이나요?

친구 여러분 모두 알찬
결실의 가을 되시기 바랍니다.

이제 10월이면 본격인 행락철인데
별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나라의 평안을 기원하며
즐겁게 머물다 갑니다.

 

지금은 먹고 싶으면 아무것이나 사 먹을 수도 있지만, 옛날엔 사 먹는다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니었지요. 소풍 갈 때마다 김밥에 사과와 배를 통째로 먹게끔 해주신
어머니의 사랑을 영원히 잊을 수가 없답니다. 미안한 것은 항상 남들에게
빼앗길까 봐 숨어서 혼자 먹었다는 것이지요. 남들과 나누는 것이 서툴러
많은 후회를 하고 있답니다. 아들도 어머니의 사랑을 많이 느꼈을 테고
영원히 기억하리라 믿습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말씀입니다. 남과 다투지 않고 깊게 사유하며 의미 있는 행동과 배려하는
삶이라면 남들과도 잘 지낼 수 있지 않겠나 생각도 해봅니다. 멋진 일들만
있으시기 바랍니다.

 

엘모2016.09.27 08:53 

마지막 더윈가 봅니다
오곡이 익으며 열매가 쑥쑥
자라는 모습이 또 단풍으로 아름다운 색깔을
내어가며 그림을 그리는 가을!!
인생의 아름다운 황혼열정의 아름다움도
이 계절에 비유가 되겠지요
친구님
무루익어가는 가을의 풍성함과 풍요를
만끽하며 "내 나이가 어때서" 라고 한곡조 부르며,
건강챙기시며, 즐기며, 좋은하루, 시작해요

 

멋진 글과 아름다운 코스모스 길이 가을임을 절감하고 서서히 추워지는
시간에 그리운 것은 친구이지요. 모두가 건강을 걱정할 나이가 되었고
잘못된 습관은 더 늦기 전에 고쳐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무릎 수술은
잘 되셨는지 궁금도 합니다. 몸을 지탱하는 곳이라 고장이 나도 제일 먼저
나고 오래가며 자칫 잘못되는 수도 있어 미국 사람들은 제대로 걷는 건강한
분들이 많지 않더군요. 여행을 다니면서 보고 즐기는 것도 건강할 때
다녀야 함을 느낀답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오솔길2016.09.28 07:34 

배중진님~ 안녕하세요.....^~^<고추잠자리> 고운 시 읽으며 잠시 쉬다 갑니다
성경책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
부귀가 내게 있고 장구한 재물과 의도 그러하니라"/잠언 8장 17~18

님~ 건강에 유의하시고 주님의 은혜 가득한 나날들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늘 봉2016.09.29 17:22 

요즘 제주에는 건들장맛비가 연일 내립니다.
싱그러움을 뽐내던 나뭇잎들이
비를 맞으며 변색 준비를 하네요
아마도 상달을 바라보며
제 몸을 추스리는듯합니다.

고운님 안부 여쭈며 다녀갑니다.
귀한 작품에 감동의 글 남기고
인연에 감사드리며
늘 좋은 날 이어가시기를

늘봉 한문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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