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6

능소화/배 중진

배중진 2016. 7. 7. 22:25

능소화/배 중진

 

미모에 홀려
만졌다가는
옳고 그름을 냉정하게 보고 판단하는
시력을 잃게 하는 맹독이 있지만

보기와는 달리
꽃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도
시기 질투를 알지 못하여
내 처진 아름다운 꽃이라더니

바람을 핑계 삼아
끈적끈적한 교태를 부리면서
지나가는 사람 누구를 막론하고
길을 막고 껴안으려고 하니

명예는 어디로 사라졌고
사랑이란 무슨 뜻이며
자만하다 실의에 찬 모습
무심한 돌담이 높다면서도 기어이 타고넘네

 

 

 

 

 

 

 

 

 

 

 

 

 

 

 

미모에 홀려
만졌다가는
옳고 그름을 냉정하게 보고 판단하는
시력을 잃게 하는 맹독이 있지만

보기와는 달리
꽃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도
시기 질투를 알지 못하여
내 처진 아름다운 꽃이라더니

바람을 핑계 삼아
끈적끈적한 교태를 부리면서
지나가는 사람 누구를 막론하고
길을 막고 껴안으려고 하니

명예는 어디로 사라졌고
사랑이란 무슨 뜻이며
자만하다 실의에 찬 모습
무심한 돌담이 높다면서도 기어이 타고넘네

 

능소화/배 중진(7/1/2013)

어쩌다 아름답다 뽑혀
남들이 부러워하는 눈치
그러나 사랑은 오지 않아
무심한 임금이여

미모를 저주하는 심정
남들이 알아주기나 할까
아무리 마음을 곱게 써도
무심한 임이시여

어느덧 세월 가고 늙어
남들이 쳐다보지도 않네
시들은 외모에 슬픔까지
무심한 시간이여

꽃말은 빠르게도 퍼져
남들은 애석함에도 웃고
가문의 영광은 어디 가고
무심한 시절이여

 

능소화여 반갑지 않은가/배 중진(7/26/2013)

외로운 능소화를 달래보려고 찾아갔더니
아예 그림자도 볼 수 없어
자연의 무심함을 탓했는데
불과 며칠 만에 그리움을 표하네

꽃마다 고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숨겨진 사연이 가슴을 시리게 하지만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온갖 재난에 수모당하면서도 깊게 뿌리 내렸으리

작년과는 많이 달랐으며 수척한 모습이고
외로운 바닷가에서 피울 수 없는 여력이지만
많지는 않아도 벌과 개미가 찾아오니
그 고통 잊을 수 있었는데

배신했던 인간을 싫어하는지
가까이 접근하기 어렵게
뭔가 보이지 않는 생물이 진을 치고 쏘아대
다리와 허벅지 심지어는 손등까지 가렵고 퉁퉁 부었네

 

바울님 댓글

정신적인 삶/톨스토이

나이가 어리고 생각이 짧을수록 물질적이고 육체적인 삶이 최고라고 여기는 법이며,
나이가 들고 지혜가 자랄수록 정신적인 삶을 최고로 여기는 법입니다.

 

작은 숲에 가보면 큰 초식동물이나 작은 동물들이 사이좋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고만고만한 새들도 같이 모이를 주워 먹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답니다. 약간 다툼은 있어도 삶을 바꾸지는 않는데
육식동물들은 그게 아니지요. 아름다운 배경이 낙원이지 싶습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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