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2

안개/배 중진

배중진 2012. 3. 4. 01:10

안개/배 중진

 

봄을 재촉하는 비가 안갯속에 어우러져 떨어지면서

안개는 사라졌다가 다시 찾아와 모든 것을 느리게 만들고 

배가 고픈 까마귀들은 어둠 속에서 새벽부터 울부짖지만

잠에 취해 꿈속에서 헤매는 인간들에게 들려올 리 만무하리라

 

알게 모르게 앞은 보이지 않지만 감각적으로 수분을 흡수하는

나목들과 씨앗들은 이 조용하고 모처럼 찾아온 따스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게걸스럽게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언제였던가 싶게 화려한 햇빛을 기다리는 토요일 아침

 

생기가 돌고 온화함이 온 누리를 감싸 안는 봄기운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꽃을 활짝 피우려 하고

가슴이 가난한 사람에게 훈훈함을 전해주고

메말라 딱딱했던 마음에 부드러움을 선물하겠단다

 

밤새 내렸던 촉촉한 비가 이곳저곳 얼었던 것 녹인 뒤

부활하듯 공중으로 뿌옇게 날아올라 대지를 감싸주고

필요한 자는 누구든지 문을 두드리면 얻으리라고

안개는 사라지면서 감칠 나게 작별의 키스를 남기네

 

 

 

 

 

 

 

 

 

 

 

 

 

 

 

 

 

 

 

 

 

 

 

 

 

백목련2012.03.04 12:58 

방긋^^

화사한 꽃들의 미소가 참으로 아름다워요
유자차 내려 놓아요
행복하고 고운시간 되세요 ^^

 

yellowday2012.03.10 04:15 

올핸 스노우드롭이 눈을 이고 있지 않군요.
뉴욕의 봄이 빨리 온 느낌입니다. 동백도 있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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