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칫값도 못 하는 사슴/배 중진 낙타 같은 목을 가졌으나 낙타가 아니고 소와 같은 발굽을 가졌으나 소는 아니라고 했으며 당나귀 같은 꼬리를 가졌으나 당나귀는 더욱 아니라 했고 사슴 같은 뿔을 가졌으나 사슴도 아니라는데 한낮에는 햇살이 비치는 곳에서 눈을 감고 또는 눈을 뜨고 되새김질하던 Pere David's Deer가 저녁때가 되니 으슬으슬한지 햇볕이 남아 있는 곳으로 몰려가는데 공교롭게도 그곳으로 가려면 백조 한 쌍이 또한 생활하는 곳을 지나쳐야 하는데 나팔수가 따로 없게 날개를 퍼덕거리며 고래고래 괴성을 지르니 눈치 보며 뛰어서 지나가거나 아예 빙 돌아서 가야 하며 그것도 아니면 중간에 무리에서 떨어져 오도 가지도 못하게 되는데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 앞을 지나갈 때 곁눈질하는 것을 보고 경계를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