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은/배 중진 시월은 나에게 어떤 것을 주었고 무엇을 남기고 떠났는가 생각을 해봅니다 언제나처럼 두려움을 남겼고 풀리지 않는 공포를 두고 떠났지 싶습니다 오랫동안 삶에 지친 몸 추스르며 될 수 있으면 대인접촉을 피하고 어떻게 하면 목구멍에 풀칠을 할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고 살아도 산목숨이 아닌 것을 이어가며 내일의 희미한 빛을 그래도 기원하였지요 예년의 화려한 단풍은 우리네 마음처럼 구름과 안개로 꾸물거리고 툭하면 빗방울 쏟아내더니 음침함만 더해주고 거침없이 꺼꾸러졌더군요 천천히 갔으면 했던 시월이었는데 빨리 사라졌으면 하는 희망을 품기도 하였으니 세상은 변했고 새로운 일상이 되었으며 참담한 가슴으로 내일을 맞이하지만 고개 너머 산이 기다릴 것 같고 무분별하게 날뛰는 젊은이들 때문에 숨어 지내야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