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배 중진 바다에 오랫동안 나가 있으니 풀벌레 소리가 들리지 않더군요 가을이 왔음을 알고 떠났는데 아침과 저녁은 싸늘한 공기가 폐부를 찔러 오면서 겨울임을 느꼈답니다 준비한 옷을 하나둘 더 껴입었어도 찬바람 앞에서는 머리가 냉하고 손이 시려 오래 견디지 못하고 방으로 들어와야 했지요 거친 파도가 밀려왔다 뱃머리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는데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성난 물살은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깜깜한 밤도 두려워하지 않는듯했지요 밤새 물결을 헤치고 도달한 곳은 이제까지 살던 곳이 아닌 전혀 다른 세상이었으며 수많은 승객을 맞이하려는 대형버스들이 장사진을 이루면서 낯선 항구는 부산하고 유명세를 치르는 명승지는 유람객들의 기억 속으로 알알이 들어박히게 되는가 봅니다 오솔길2016.10.05 16:24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