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배 중진 뜨거움이 모락모락 차오르는 커피잔을 들고 창가에 다가가 밖의 풍경을 내려다보니 단풍도 비가 내리는 날엔 말없이 많은 비를 흠뻑 맞으며 가벼웠던 며칠을 자숙하는 분위기였지요 까마귀가 떼로 달려들어 그동안 무섭게 눈을 부라리며 호통치던 허수아비를 혼을 빼앗기라도 하듯 갈기갈기 찢어 놓는 것을 보았기에 화려한 색깔도 바꾸고 완벽했던 옷도 떨어진 채로 기울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눈이 살짝 내렸어도 털 기분이 아니었지요 햇살 내리쬐면 쬐는 대로 비가 쏟아지면 쏟는 대로 눈이 퍼부으면 붓는 대로 바람이 왔다 가듯 그렇게 사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커피 향의 그윽함도 따스함도 잠깐이었지요 The Grim Reaper's Harvest Letter From Home Hudson River Museum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