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oklyn Heights 4

안타까운 사람/배 중진

안타까운 사람/배 중진 나의 사랑하는 친구는 노쇠하여 힘들어하는 친구를 도우려다가 익숙지 않은 그의 아파트에서 내려오는 계단에서 발을 잘못 디뎌 중심 잃고 곤두박질치며 입구에 있는 유리문에 머리를 처박았지만 천만다행으로 안전유리라 천만 개로 금이 갔어도 깨지지 않아 누가 볼세라 허겁지겁 탈탈 털고 일어나 병원에 가서 X-ray 찍고 상태를 살폈으나 큰 잘못이 없었는데 재수 없는 고층빌딩 문지기 이 친구는 내년에 은퇴하리라 계획을 세워 그동안 살던 집도 팔고 꿈에도 그리던 고국으로 되돌아가 여생을 돈 걱정하지 않고 사랑하는 부인과 오손도손 살려고 했는데 건물 주위로 살벌하게 쏟아져 쌓인 폭설을 치우다가 실족하여 나의 친구와 같이 떨어지면서 유리로 된 문을 들이받았는데 불행하게도 유리가 깨지면서 목의 혈관을..

詩 2017 2017.02.11

버려진 Christmas tree/배 중진

버려진 Christmas tree/배 중진 호기심이 무럭무럭 자라던 Holiday Season! 어느 집으로 극적으로 초대되어 가족의 일부분이 되었고 이제까지 경험할 수 없었던 많은 사건을 보았다네 사랑도 웃음도 눈물도 짜증도 슬픔도 말이야 그동안 목말랐지만, 누구 하나 물 한 모금 주지 않아 피부는 갈라지고 생기를 잃어갔어도 서로 공생하며 자리를 지켰는데 긴 시간도 아닌 어느 날 느닷없이 토사구팽당하여 거리의 찬 겨울 속으로 내동댕이쳐졌구나 이슬비 부슬부슬 내리니 갈증이 해소되었나 솔솔 은근한 향기가 피어올라 행복한 가정에선 웃음이 불행한 집안에선 눈물이 보여 골목마다 거리마다 고요함 속에서도 함성과 한숨이 들리는 고야 Keel-billed toucan Scarlet macaw Brooklyn, New..

詩 2017 2017.01.05

떠난 친구와 마지막으로 저녁을 했던 곳/배 중진

떠난 친구와 마지막으로 저녁을 했던 곳/배 중진 그대와 마지막으로 저녁을 했던 곳을 다시 찾아와 그때 앉았던 좌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대와의 마지막이라 차마 생각이나 했었던가 그 당시는 친구의 안위를 걱정하며 좋은 곳을 알선하다 들렸는데 이젠 걱정을 할 필요도 없고 이렇게 남아 친구 생각만을 하고 있으며 이 식당은 변한 것 하나도 없는데 이렇게 홀로 앉아 그대만을 그리네 여름에 만나 같이 더위에 허덕였고 가을은 한국과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하느라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며 겨울에 늘 그랬듯 크리스마스 저녁에 조용한 시간 보내자고 약속했는데 건강이 악화하여 참석할 수 없다는 전화통화가 또 마지막이 될 줄이야 지금은 친구의 생각으로 다른 것은 추호도 생각할 겨를이 없으며 친구가 애용하던 가구를 내일 전부 세상으..

詩 2016 201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