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배 중진 바람이 강하게 불고 기온이 급강하한다는 예보였으며 1933년 이래 가장 추운 날씨가 될 거라고 호들갑을 떠는 기상청 관계자 그러려니 했고 옷을 단단히 껴입으면 되겠지 막연히 생각하다가 창문을 여는 순간 들이닥치는 찬 공기를 쐬고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었는데 은행나무에게는 무척이나도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었나 보다 파란 잎들이 주눅 들어 수북이 떨어져 쌓여 있다 이런 경우를 처음 보는지라 얼마나 괴로웠으면 살기 위해 저토록 발버둥 쳤을까 생각하니 그저 우스갯소리가 아니었지 싶었으며 몇 개 달리지도 않은 은행을 찾아보았으나 쫙 깔린 나뭇잎 속 어딘가로 쏙 빠져 보이지도 않았다 열매가 잔뜩 매달리든 말든 신경 쓰는 사람들이 아닌지라 관심도 없겠지만 분명 무슨 조화로 매우 희귀하게 매달렸고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