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층나무 2

살아남은 목련/배 중진

살아남은 목련/배 중진 새싹이 푸릇푸릇 돋아나오는 시간 목련 나무만 보면 참혹하고 모질었던 봄을 떨칠 수 없었고 측은하여 눈길을 돌리는데 비슷한 연분홍의 Prunus Accolade와 Pink Dogwood가 뒤늦게 나타나 자목련의 분신처럼 혼란케 하여 반갑게 다가서면 엉뚱한 아름다움이라 아쉬움의 여운이 남았지 싶었는데 아주 작은 자목련 나무가 누군가의 집 뒤로 보였고 일찍 나온 꽃들은 이미 흉하게 변했지만 미적미적 추위에 또 당하지 않으려고 고심에 고심 끝에 나온 작은 꽃들이 몇 개 보여 끌어안고 싶은 심정이라 남의 정원수인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둘러보고 또 둘러보고 어루만져보고 입도 맞춰보면서 떠날 줄을 몰랐는데 아무리 찬바람이 불었어도 어딘가에서는 극히 적은 숫자의 꽃이 피어나니 못다 한 사랑을 마음..

詩 2016 2016.04.28

참새의 눈물/배 중진

참새의 눈물/배 중진 참새 한 마리가 요란하게 울고 있었고 안절부절 사람이 가까이 왔는데도 안중에도 없이 목을 놓아 시선을 끌면서 살펴보니 얼마나 오랫동안 울었는지는 모르지만 얼굴이 붓고 털이 부스스하며 날개를 질질 끌어 지저분하고 꽤 시간이 흘렀던 모양인데 주위를 살피니 한 마리가 도로와 인도 사이에 주검으로 놓여있어 영문은 모르겠지만 사랑놀이하며 쫓고 쫓기다가 지나가는 차에 당했지 싶은데 못다 이룬 사랑이 아쉽고 임이 그리워 떠나지도 못하고 할 수 있는 일이란 주검을 지키며 통곡하면서 눈물 흘리는 것뿐이지 싶은데 좋은 일과 나쁜 일은 예고도 없이 불시에 누구에게나 닥치고 빛과 그림자같이 항상 존재하니 즐겁다 해해거리고 슬프다 질질 짤 일도 아니며 시간과 함께 극복하면서 성숙에 이르는 과정이 아니겠는지..

詩 2016 201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