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산 4

아름답기까지/배 중진

아름답기까지/배 중진 훈련소에 입영하여 첫날밤을 어찌 보냈을까 두려움과 낯섦에 긴긴밤이었으리 막연함만 존재하고 불확실로 불안하게 하고 제대까지 까마득해도 모든 것이 과정이라 생각하며 남들처럼 숨죽이며 사는 방법을 배웠으리 순탄하지 않은 삶이 어디 있으랴 지금은 시련 속이지만 시간은 지나가는 것 세월은 흘러가는 것 내일을 위해 뭔가 배운다면 장래에 필요한 멋진 밑거름이 되리 나에게 주어진 동등한 기회 위기일진 모르나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방법도 있으리 아름다운 꽃을 자랑하기 위해 새싹은 오랫동안 제모습을 감추었으리 오리콘, 엘리콘, 욀리콘, 외를리콘, 올리콘, Oerlikon 사진은 군 후배가 보내줬음. 컴퓨터 운영병 복담2020.06.03 23:21 안녕하세요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요즘 보도를 보면 매우 ..

詩 2020 2020.06.03

오래간만에 새겨보는 이름들/배 중진

오래간만에 새겨보는 이름들/배 중진 33년 동안 미국에서 살면서 안되는 발음으로 그나마 있는 친구를 괴롭힐 마음이 없고 그 누구에게 자랑하려 미주알고주알 털어놓지도 않았으며 엉뚱한 상대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존재를 알릴 이유가 없고 열심히 생활하면서 한눈팔고 싶지도 않고 한정된 시간 촌음이 아깝고 무엇보다도 건강에 해로운 짓은 행하길 꺼리는 법칙을 고수하느라 궁금해도 참으면 되지 싶고 어렵게 사는 모습 구태여 알려주고 싶지도 않았으며 남에게 변한 세월 보여주기 두려워 꼭 필요한 대화를 제외하곤 국내외적으로 연락하지 않던 무척이나도 조용했던 시간 나라고 왜 고국을 그리워하지 않겠고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원까지 쌓아온 우정을 감히 떨치며 유사시 죽음을 같이하기로 혈맹을 맺은 친구를 어찌 잊을 소냐 말만 듣던..

詩 2017 2017.06.16

어제를 생각하며/배 중진

어제를 생각하며/배 중진 41년 전 그날도 오늘과 같이 햇빛이 반짝이던 날 남이야 군 복무를 하러 떠나든 말든 세상은 변함이 없던 날 사나이 갈 길이라서 남들도 하는 병역의무라서 세상을 향한 당찬 포부보다는 국방을 생각하며 어깨가 무겁던 날 할머니와 부모님은 동구 밖까지 따라 나오셨고 아버님은 수고하라 등을 떠미셔도 눈물 글썽이시는 어머니는 말씀이 없으시네 친구 몇 명 선배와 후배 의리를 지키느라 이별의 슬픔 다독여 주고 장정들 모이는 천안시의 초등학교 교정에서 다정한 사람들 돌려보내고 이를 악물고 굳세게 혼자만의 길을 시작했다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의 시계는 돌아갔고 잠시의 외도를 끝내고 의지대로 걷기 시작했으며 어쩌다가 미국까지 흘러온 인생 생각하면 정도는 아니었어도 이만큼 달려왔고 언제 막다른 골목..

詩 2017 2017.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