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시나무꽃 2

무슨 도움이 될는지/배 중진

무슨 도움이 될는지/배 중진 갑자기 질식시키려는 듯 태양은 작열하고 바람도 꼼짝하지 않는 날 말로만 듣던 사람이 눈앞에 떡 나타났다 생전 보지도 못했지만 서로를 확인하고 나란히 앞만 바라보고 가시밭길 헤쳐나가는데 나에겐 익숙한 길이었지만 그에게는 초행이었고 함정이 어느 곳에 있는지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남이 가니 따라오는데 아는 사람이 더욱 불안해한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그는 아직 젊고 정열을 지녔으며 부양할 가족이 있어 책임감이 막중하다 태양을 가려줄 수는 없지만 그늘이 어느 곳에 있는지 알기에 조심스레 안내하며 따라올 수 있도록 가다 쉬기도 한다 생면부지 낯선 곳이지만 인간이 사는 곳이기도 하여 어떻게든 차츰 적응해 나아가겠지만 아는 사람도 다시 시작하라면 주저하는 길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더군..

詩 2017 2017.06.12

늙기도 서러운데/배 중진

늙기도 서러운데/배 중진 음식점으로 쓰윽 들어갔는데 다른 날과는 좀 다르게 중간마다 띄엄띄엄 빈자리가 보였고 젊은 사람들은 신나게 떠들어도 시선이 가지 않지만 조용하게 식사하시는 할머니가 눈에 띄었고 연세 많으신 남자분은 뭐가 그렇게도 원하는 것이 많은지 차분하게 잡수시지 않고 이것저것을 가져다 햄버거에 뿌리고 음료수도 더 받아 마시느라 혼자 바쁘셔 눈길 두 번 정도 주는 것으로 끝났는데 이상하게 연신 조금씩 입가에 음식을 대고 오물거리는 할머니에 신경이 쏠리면서 왜 혼자일까 궁금했고 주위를 둘러보지도 않으시고 허공만을 응시하였으며 조금 후에 손녀와 딸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고 손녀가 불이 반짝거리는 장난감을 빙빙 돌려도 시선은 따라가지 못했으며 딸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도 들으시는지는 몰라도 대꾸도 없으..

詩 2017 2017.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