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3

평지풍파를 낚는 낚시꾼/배 중진

평지풍파를 낚는 낚시꾼/배 중진 가을빛이 감도는 넓은 바다 여름의 열정을 식히듯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한없이 너그러운데 엉덩이에 뿔이 난 젊은이 둘 못다 한 여름이 아직도 아쉬운지 총알 같은 속도로 제트 스키를 파닥거리며 짓쳐나간다 하얀 물거품을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일으키며 어찌나 멋대로인지 조용하게 사색하며 낚싯줄만 늘인 낚시꾼들 옆으로 바싹 다가와 갈매기라도 떨어트릴 정도로 물보라를 일으키곤 깔깔거리며 여운을 남기고 멀리 사라진다 쉬고 있는 파도를 성가시게 건드니 견디다 못한 물결이 하얗게 부글부글 끓으면서 질색한다 못다 한 이야기 다하지 못한 이야기 한여름 성하 한겨울 못다 한 여름이 아직도 아쉬운지 한여름이 기도하는 부처님 같은 인상을 받기도 하고 뜬구름을 잡으려다 선남선녀가 구름이 되어 서로 ..

詩 2017 2017.10.16

닭띠해는 아니지만/배 중진

닭띠해는 아니지만/배 중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판화 하나 중2에서 중3으로 넘어가는 1969년 겨울 방학 때 연하엽서를 정성 들여 담임선생님께 보내드리면서 훌륭한 지도력과 은혜에 감사드린다고 적었고 멀지도 않은 곳에 사시는 화가님은 잊지 못할 판화를 제작하여 제자를 감동케 하셨고 작대기라고 부르시면서 맞이하는 새해 열심히 공부하여 원하는 고등학교 가길 원하셨는데 두고두고 진국이신 선생님이 그립고 빨간 벼슬의 거대한 수탉 한 마리가 여명의 동쪽 하늘을 향해 당당하게 홰를 치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붉은 해도 깜짝 놀라 벌떡 떠올랐지 싶었으며 1968년 여름 방학 들어가기 전 무지개가 이쪽과 저쪽을 연결하던 하굣길 흙탕물이 무섭게 흐르던 시냇가를 같이 거닐면서 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 부모님이 ..

詩 2015 2015.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