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 8

악마/배 중진

악마/배 중진 죽음의 사자가 찾아오는데 눈치채는 인간은 아무도 없었다 봄이 소리도 없이 다가와 온갖 꽃을 피우듯 아주 자연스럽게 작은 승용차가 너무나 조용하고도 아름다운 교회로 들어섰다 여자처럼 보이지만 과감했고 남자처럼 행동했지만 어설펐다 순진무구한 아이들이 배우는 교정 교회에 소속한 학교 순식간에 9살짜리 3명은 하늘나라로 올라갔고 60대 3명도 한 많은 세상을 하직했으며 유언대로 악마도 사살되어 지옥으로 처박혔고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어른은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고 감시 카메라도 사건 해결의 빌미를 제공하지만 목숨을 구하지 못했고 단단하게 생각했던 굳게 잠긴 문도 악인을 막지 못했으며 평화를 지키라고 설계된 자동소총은 비웃기라도 한 듯 깨트렸다 악마는 천사를 극도로 싫어하는가 보다 꽃같이..

詩 2023 2023.03.29

욕심꾸러기/배 중진

욕심꾸러기/배 중진 언제나 장난꾸러기였다 가끔은 애교꾸러기이기도 하지만 내숭꾸러기 능청꾸러기 토깽이였다 점점 자라면서 변덕꾸러기로 변해 천덕꾸러기가 되어 걱정을 끼치고 엄살꾸러기 응석꾸러기로 일관한다 어느 날부터 의심꾸러기로 변해 소심꾸러기 걱정꾸러기로 남들과 달리 맑은 날을 우려도 하고 말썽꾸러기가 되어 다른 토끼들과 매일 다툼이 잦았다 심술꾸러기는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되었고 늦잠꾸러기로 빈둥댄다 싶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점점 뚱뚱해져 늘 빠져 다니던 울타리를 악착꾸러기는 통과하지 못하고 익살꾸러기처럼 살려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발버둥 친다 4/22/2019 마곡사

詩 2023 2023.03.20

밤새 안녕/배 중진

밤새 안녕/배 중진 잘 자고 일어나 뉴스를 확인하니 남미에서 지진이 발생했고 근처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났다고 한다 운전면허도 없는 16살짜리가 운전했고 빗길에 그것도 빌린 차로 이동하다가 새벽 2시 30분에 졸다가 튕겨 나가 8-17살 사이의 6명 중에 9살짜리만 살아남았다 그 아이들의 사랑하는 부모는 어디에 있었고 무슨 사연으로 Parkway를 고속으로 달리다가 미끄러지면서 나무를 들이받고 불길에 휩싸였단 말인가 우리같이 경험이 많은 사람도 피치 못할 사정이라면 밤에 미끄러운 도로는 엉금엉금 기다시피 조심하며 가는데 이제 갓 운전면허증을 딸 수 있는 청소년에게 장난감이 아닌 살인 무기를 감독도 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자기들끼리 떠들며 무섭게 칠흑 같은 길을 질주하다 아차 하는 순간에 잘못 틀었지 싶다 실..

詩 2023 2023.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