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을씨년스러운 날씨/배 중진

배중진 2014. 11. 17. 22:42

을씨년스러운 날씨/배 중진

 

낮잠이 없는 사람도

오늘같이 잔뜩 찌푸린 날씨에는

푹 자고 싶은 충동이 들게

햇빛은 보이지 않아

 

황량함과

쓸쓸함

적막감과

음울함을 주는데

 

풍성하고 아름답던 가을 나무도

잎을 다 떨어트리고

달랑 몇 개만 남아서 흔들거리고 있어

적나라한 모습이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동면에 들어간다 하니

누가 포근하게 덮어주었으면 싶은데

흰 눈이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다

 

 

 

 

 

 

 

 

 

 

 

 

 

 

 

 

 

 

 

 

 

 

 

2014.11.17 23:08

Woman planting flower pot, 1866

 

Villa near Perugia, 1870

 

Elihu Vedder(1836-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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