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통학생/배중진
기적소리 들렸다 하면
달려야만 했었던 시절
철교를 건너오는 소리
굴을 빠져나오는 소리
얌전한 순이도
치마를 부여잡고
다 큰처녀가
말같이 뛴다
항상 가방을 껴잡은
이웃집 선배도
담배불 집어던지고
도둑놈 같이 뛴다
5분만 일찍 나가도
아침의 신선함과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으련만
뛰어야 직성이 풀리는 통학생들
오솔길, 산길 걷다가도
기적소리만 들리면
들고뛰니 재미도 있었는데
그 역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詩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미카제/배중진 (0) | 2011.04.12 |
---|---|
퉁소로 한을 달래는 청년/배중진 (0) | 2011.04.12 |
로렐라이/배 중진 (0) | 2011.04.12 |
늙기도 서러운데/배중진 (0) | 2011.04.12 |
동태눈깔/배중진 (0) | 2011.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