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5

Robin/배 중진

배중진 2025. 4. 8. 00:47

Robin/배 중진

 

겨우내 닫았던 창문을 조금 열었다

4월이지만 기온이 뚝 떨어져 

자동으로 난방장치가 작동한 것이고

환기가 필요했다

 

비까지 쏟아지니

5월에는 얼마나 화려한 꽃들이 필까 벌써 기대가 된다

그런데 열린 곳에서 생각지도 않은

Robin의 울부짖음이 들려온다

 

절규에 가까웠고

처절함이 배어 있으며

끊임없이 계속되어

어둠을 뚫고 퍼져 나간다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뭘 믿고 고성을 지르는지 이해하기 엄청 어려웠다

자신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워 보였다

 

송골매, 매, 솔개, 참매, 수리부엉이, 그리고 올빼미가 

불쌍하다 여길 리가 없다

땅속의 벌레가 

측은하다 생각할 리가 없다

 

적에게 기회를 주지 말 것이며

먹거리가 도망칠 순간을 제공하지 말고

늦잠 자는 인간을 깨우지 않았으며 하는데

찢어진 목소리를 들으면서 부질없다는 생각도 한다

'詩 202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춘분/배 중진  (0) 202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