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

공범/배 중진

배중진 2021. 9. 4. 01:31

공범/배 중진

 

수요일 밤에 장대비가 쏟아졌다

순식간의 일이었고

그 누구도 감히 예측하지 못했다

두려움을 퍼부었다

 

멈추길 갈망하였지만

불호령같이 천둥 치며 섬광의 벼락을 곳곳에 내리꽂았다 

 

순진무구한 노익장 교수 부부가

늦은 시간의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

실개천을 만났는데

평상시와는 달리 급류로 변했고

어어 하는 순간에 휩쓸려 사라졌다

주검도 찾지 못하고 지상에서 종적을 감췄다

 

심각성을 알아차리지 못했으리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으리

 

경험이 많은 인생이지만

처음 맞는 재앙이었으리

 

천재지변이 자주 발생한다

홍수, 가뭄, 산불, 지진, 화산 등이

 

인간이 자연을 망쳤다고 한다

버리지 말아야 하는 것을 마음껏 버렸단다

 

소중한 생명이 종말을 고했다 

잘, 잘못을 구태여 따질 것이 아니고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는 모두 공범이다

죄 많은 인간이다

 

동생이 보내준 청계천 사진.

yellowday2021.09.05 07:36 

비 피해는 없으신지요?

  • 배중진2021.09.05 11:02

    가끔 생태계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경지에 있지 싶더군요.
    순간을 위해서 목숨까지 바치는 경우도 있다지요.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니 천만다행입니다.
    사마귀가 기생충이 많습니다. 몸속에 긴 기생충이 있음을
    보았답니다. 건강하시죠? 뉴욕도 수마가 할퀴고 지나갔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지요. 굉장한 소나기였는데 제가 사는
    곳은 원만했는데 옆 동네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더군요.
    오늘도 그곳을 한 바퀴 돌았는데 젖은 가구들을 산더미처럼
    집 앞에 쌓아 놓아 안타까웠습니다. 정전이 아직도 되었고
    신호등 수선하느라 모두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더군요.
    더위도 한풀 꺾였고 밤에는 춥다는 느낌입니다. 시원한
    9월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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