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배중진
몇살이던가
내 삶속에서 처음으로 기억이 나는 아이는
그것도 밝은 표정이 아니고
양지바른 곳에 쭈그리고 앉아 홀짝이고 있던 시절이
추수가 끝이나고
마당은 이엉으로 가득했으며
곳곳에 호이통가리
그러니까 우물을 파고 넣을 관들이 있었는데
뭐가 뒤틀렸는지
그곳으로 들어가 울다가
잠이 들었고
어르신들은 이름을 부르며
난리법석을 쳤지만
들은척도 하지않았다가
나중에는 자는 모습으로
발견되었다는데
지금도 어머니는
아이가 없어져
정신없었던 이야기를
누누히 하시지만
그땐 죽음도 생각했고
죽은 모습이 서러워 더 울었으며
우리 부모님 슬픈 모습이 생각나서
또 울었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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