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달빛/배중진

배중진 2011. 3. 6. 08:23

달빛/배중진


저 달은 낮에 고국에 있었는데
지금은 돌고 돌아 이곳에서
누굴 찾고 있는 것일까
그도 나같이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둥둥거리며 떠 오르더니
반짝이는 은빛 물결위에
도도함까지 보여 주면서
살을 에이며 파고드네

가슴을 쪼인 것이
어디 한, 두 번 이었던가
그 상처는 오래 오래 갔었고
딱지로 남아 달 표면같이 되었으며

이제 그 빛이 시들만 하면
또다시 날카롭게 갈고 나와
또 아픈 상처를 건드리기 시작하니
달만 보면 눈에서 고통이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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