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

심장 박동 소리/배 중진

배중진 2015. 7. 11. 05:41

심장 박동 소리/배 중진

 

원래 강심장의 소유자가 아니었기에

달 밝은 밤 할아버지와 동생과 마을 어귀를 걷다가

동생이 갑자기 사라졌던 것도 모르고

촐랑촐랑 벼가 무르익은 곳을 지나는데

 

생각지도 못한 검은 물체가 논에서 튀어나오며 소리쳐

혼비백산 기겁을 하여 할아버지 뒤로 숨었다가

동생이 장난으로 놀래주려고 했음을 알곤

가슴을 쓸면서 할아버지 등 뒤로 숨은 동생을 쥐어박기도 했으며

 

집안에서도 안채와 바깥채 사이를 맘대로 다니지 못하고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 꼭 사랑방에서 할아버지가 불을 켜 놓아야

안채의 불을 끄지 말라고 동생들에게 엄포를 주곤

여우가 나타날까, 도둑놈이 숨어 있을까 부리나케 잠자리인 사랑방으로 뛰었고

 

친구 친척 집에 가서 친구 이름을 부르는데 느닷없이 큰 개가 뛰쳐나와

어떻게 집을 찾아왔는지도 모르도록 놀라기도 했으며

다락방에 걸려있는 돼지 쓸개는 나를 위하여 준비했지 싶을 정도로

그 지독하게 쓴맛에 질리기도 하면서도 마셔야 했던 시절이라  

 

도둑질, 뻔뻔스러운 짓, 배짱도 없어 남들 앞에 나서기도 싫어하기에

조용한 것이 좋았고 침묵을 즐겼는데

가슴 속에서 저렇게 고동치는 소리를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어

Stress Echo Test를 받으면서 화면에 나타나는 심장의 모습과 소리를 눈을 똥그랗게 뜨고 지켜보았는데

 

어마어마하게 빠르게 피를 뿜어내는 소리가

바다 깊은 곳에서 힘차게 돌아가는 우렁찬 엔진 소리와 같았고

나의 의지와는 전혀 별개로 작동하고 있어 대견하기도 하면서

혹시나 뭔가 잘못되어 멈추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섞여

 

손에 땀이 나도록 긴장하면서 잘못되지 않기를 기원했는데

수도 없이 많은 사진을 찍고 여성의 임신상태를 점검하듯

위에서 밑으로 좌에서 우로 누르면서 곳곳을 세밀하게 더듬어 조사하고

그것도 모자라 힘든 운동을 시키곤 곧바로 같은 자리에 옆으로 누워 똑같은 곳을 조사하며 마쳤는데

 

생각보다 강심장이었고 모든 것을 무리 없이 소화하여 합격판정을 받았는데

어찌 내일 일을 장담하고 알 수 있으랴

건강할 때 적당한 운동을 하면서 무리하지 않는 생활을 하고

균형 잡힌 영양섭취로 보살펴 주고 스트레스받지 않는 생활습관을 조성하는 수밖에

 

조용하게 산다고 했더니 먼 곳도 아닌 가슴에서 저런 큰소리를 내고 있으니

마치 자신의 허물은 보이지 않고 남의 것만 크게 들리고 엉뚱하게 보이기에

인상 쓰며 남을 질타하곤 했는데 인간은 별 차이가 없으며

잘못 덮어주고 칭찬에 인색하지 않으면서 어울려 불협화음 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좋지 않겠나?

 

 

 

 

 

 

 

 

 

 

건강이 최고이지요. 몸 관리 잘하시고 가끔 나들이 행차도 하시기 바랍니다.
글도 쓰고 한국 소식을 접하는 데는 블로깅이 상당한 도움을 주기에 시간 낭비하지
않는 선에서 뉴스와 사설 위주로 배우고 지식을 넓혀가기도 한답니다. 그동안
성경 공부도 많이 하고 아름다운 그림도 잘 감상했기에 감사드립니다.
모쪼록 좋은 소식이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겡기랍

금계랍

 

오솔길2015.07.12 06:16 

안녕하세요~배중진님~글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저로 인해 님들의 마음을 무겁게 해서 죄송합니다
물리치료를 더해보고 수술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빌립보서 기자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립보서 4장 13절

님~건강에 유의하시고 주님의 평강이 가득한 나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이쁜선이2015.07.12 08:39 

(안녕) 하세요(?)
멋진 벗님 반가워요(~)(!)(!)
어젠 무척 더웠지요(?)
저도 냉수와 냉커피 하드까지 동원해서 더위를 견뎌습니다
어제밤에 비가 오더니 지금은 또 끄치고 잿빛 하늘만 바라봅니다
좀 많이 내렸으면 했는데(~)(~)
일기예보 믿어보면서 기다려짐니다
장마철에 음식 주의하시고 더위 잘 이겨 내시길 바랄께요(~)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러브)(러브)(~)(~) 고운 휴일 되세요(~)(~)(~)(~)(~)(~)

一 切 唯 心 造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

*大 志 者 不 棄 望 (대지자불기망)
큰 뜻을 품은 사람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無 汗 不 成 (무한불성)
땀과 노력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有 志 竟 成 (유지경성)
하고자 하는 뜻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

 

yellowday2015.07.12 10:07 

제이님 심장이 건강하다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겁이 많고 무서움을 잘 타는건 어린시절 얘기지요.
정말 겁이 많다면 미국까지 가서 살겠는지요? 개척자의 정신이 필요한데요~````ㅎ

 

바람과구름님 댓글

♡사랑의 깊이,,♡ -윤보영-


사랑의 깊이가 궁금해
마음에 돌을 던진 적이 있지요

지금도 그대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뛰는 걸 보니

그 돌, 아직도
내려가고 있나 봅니다.

 

참사랑님 댓글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고
사랑은 불타도 연기가 없더라

장미가 좋아서 꺾었더니
가시가 있고
친구가 좋아서 사귀었더니
이별이 있고
세상이 좋아 태어 났더니
죽음이 있더라 ~

 

군대에서 딱 한 번 헌혈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오래전이기에
바늘이 어찌나 굵던지 매우 아팠는데 그것도 모자라 나오지 않는 피를
위해서 팔을 바꿔 세 번이나 찌른 후 간신히 남의 삼분지 이 정도로
팩을 채운 후 휴가를 떠났던 기억이지요. 요사이는 피검사를 하면서
작은 튜브로 네 개 정도 뽑아내는데 그때마다 간호사에게 조심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한답니다. 남을 위해서 저렇게도 하시는 최정식 목사님은 우리와
엄청나게 다른 삶을 사시니 도무지 흉내도 낼 수 없을뿐더러 숭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아 많은 분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랍니다. 신의 가호가
있으시길 빌며 좋은 글로 동감하게 하셔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일만
있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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