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슬픈 날/배 중진 예상은 했고 마음의 준비도 했지만 친구로부터 장거리 전화를 받고서야 가까이 지내던 친구가 더는 우리와 같이하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하던 날 하늘은 맑고 남들의 표정도 어제와 같았으나 듣고 싶지 않은 비보에 가슴이 착 가라앉아 헤어진 일 년을 반추하네 산 사람은 그냥저냥 지나는 시간이지만 암과 투쟁하는 친구는 하루가 여삼추요 방사선요법으로 몹시 탈진한 상태로 죽고 싶은 마음이 일고 가라앉길 수천 번했을 테고 당사자도 아니고 멀리 떨어져 있어 그 심정을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죽음보다 더한 고통은 없겠지 뚱뚱했던 체신은 초라했고 얼굴엔 죽음의 검은 그림자가 짙게 깔렸으며 억지로 웃으려는 그 이면에는 참담함이 서려 있음을 보았는데 멀리에서 찾아 왔기에 오랫동안 나누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