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gonia 2

1월/배 중진

1월/배 중진 흰 눈이 떨어지자 베고니아도 떨어졌습니다 잠시 착각을 했는지 아니면 창밖의 세상이 그리웠는지 모든 꽃잎을 떨궜습니다 밤사이 잘 지냈는지 아침 인사 할 기회도 주지 않고 매정하게 메마른 잎으로 변해 넋을 잃게 했습니다 영원하리라 생각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단 며칠간만이라도 더 꿈의 대화를 나눴으면 했는데 2월이 오는 것도 보지 못하고 뭐가 성급했는지 저 멀리 구름 너머로 사라졌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아마도 일 년 후에나 가능하리라 생각하니 짧았던 시간이 매우 그립습니다 따스함과 포근함으로 모든 것을 녹였었는데

詩 2023 2023.02.01

Begonia/배 중진

Begonia/배 중진 오래된 베고니아가 줄기는 굵어도 겨울만 되면 가냘프게 올라와 하얀 꽃을 피우는데 바쁘다 보니 봐주는 사람이 없음을 아는지 유리창을 통해 먼 산만을 바라보네 애초 키우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둘도 없는 친구가 선물한 것이라 친구 생각하며 기르다가 몹시 추운 어느 날 얼어 죽이고 무관심을 자책하다가 친구에게 사정을 자초지종 얘기할 수도 없는 처지라 슬그머니 비슷한 것을 사와 더욱 정성을 다해 자리를 잡았는데 사랑했던 친구가 고꾸라졌다가 늦게 발견되어 작년 1/1 새벽에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떠난 뒤 베고니아를 보기만 하면 미소 띤 얼굴이 생각이 나 물이 마르지 않도록 관리만을 했지 작은 꽃을 피우리라 생각도 못 했기에 슬며시 토라진 자세를 돌려놓고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를 한다 추운 ..

詩 2017 2017.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