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아/배 중진 미국에서 사귄 친구를 빼고 한국에서 맺었던 친구들의 생일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축하도 하지 않았으며 사계절 중에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갑자기 전화기에 다정한 벗의 생일이 떴다 보낼 카드와 물건 등도 덩달아 올라왔다 이상하다 전혀 기록하지 않았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겸연쩍기도 하여 카카오톡으로 근황을 물으면서 혹시 생일이냐고 떠봤더니 음력으로 작년 시월에 맞이했단다 반세기 동안 친구였는데 우린 어째서 남들도 다 축하하는 생일을 그냥 쳐다보고 보냈을까 우리의 존재가 그렇게 밋밋했던가 친구가 탄생했기에 재미없었던 청소년기 무탈하게 서로 의지하며 보냈지 않았던가 마음속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지 않았던가 그동안 같이 마신 술잔이 얼마였고 사회에 대한 푸념을 마냥 늘어놓아도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