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살아있고 나도 있고/배 중진 내가 살아 있듯이 옛날 산에서 보았던 곤충들이 살아 있고 혹여 잘못하여 상처 입었을 왕아치, 푸디디기, 여치, 귀뚜라미, 꼽등이, 메뚜기, 송장 메뚜기, 소금쟁이, 사마귀, 고추잠자리, 대박구디기 등의 후손들이 벌초하다 보니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이리 기고 저리 기고 여기로 날아왔다가 저기로 날아가는 등 정신 사나운 모습이었는데 그중에는 암수가 붙은 것도 있어 더욱 조심하며 작업하는 곳에서 멀리 날아갔으면 싶은데 그때도 그랬지만 어린아이한테 잡히는 것도 있었고 지금도 쉽게 덜미 잡히는 것이 있어 재밌어하면서 땀을 식히기도 하는데 먼 훗날 우리가 떠나고 그대들 또한 사라지겠지만 후손들끼리라도 영원히 사이좋게 묘 가까이서 뛰어놀았으면 너도 살고 나도 있고 우리가 무엇을 잃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