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배 중진 소쩍새가 찾아와 모두가 잠들은 밤 듣는 사람이 없는데도 혼자 지키다 훌쩍 떠나곤 했었는데 미국 생활 30년이 넘어 이런 일이 없었는데 Mockingbird가 새벽에 귀를 번쩍 뜨이게 하네 하루도 아니었고 이틀도 아니었으며 누구와 이야기할 수도 없는 처지 늦은 밤도 아니고 이른 새벽도 아닌 어중간한 시간에 틈을 주지 않고 누구에게 저렇게 호령하고 있단 말인가 언제까지 울부짖나 알아보려고 계속 숨을 죽이지만 어느 사이 목소리도 변해 동이 틈과 동시에 굉음과 함께 멀리 사라지네 소쩍새는 아픔이 있기에 잊을 수 없으며 고향처럼 잠겨있는데 남을 흉내 내길 좋아하는 저 새는 왜 저리 요란하고 방자하게 지껄이며 누가 듣기를 원하는가 연적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는데 승자라도 된 양 알 수 없어라 제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