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무서운 줄 모르더니/배 중진 늦은 봄이라 하기에는 대단히 춥고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마지막 목련이 힘없이 떨어지던 날 멋진 집의 뾰족한 굴뚝에서 오가는 새를 예의주시하고 관장했으며 아름다운 목소리로 끊임없이 이래라저래라 지시하더니 아끼는 집 앞에서 처참한 꼴로 죽어있어 돌보는 이조차 없으니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덩치가 큰 인간을 위협하고 사나운 매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까마귀를 괴롭히더니 Mockingbird의 몰골이 말이 아니고 누워 입을 꾹 다물었구나 장미는 피려면 좀 더 있어야 하고 작약도 꽃을 피운 것이 드문드문 보이고 붓꽃이 아름답게 피었는데 할 말이 많으련만 주위에 무거운 침묵만 흐르고 저 높은 굴뚝은 누가 지킬 것이며 둥우리의 새끼들은 누가 돌볼 것인가 침묵은 금이라고 배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