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의 날갯짓/배 중진 한때는 푸른 하늘을 제패했었으며 위용을 만방에 과시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한쪽 날개에만 의지하여 짐짓 허장성세를 부려보는 쓰라린 아픔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아는 사람도 없으며 당사자만 알겠지만 아픔을 곱씹으며 순간을 되돌릴 수 있었으면 하고 후회하고 가슴을 치며 한탄을 해도 몰골의 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으며 아픔을 참고 긴 날개를 펼쳐보지만 몸체로부터 뚝 떨어져 나간 자리에선 고통만이 전해올 뿐이고 날갯짓을 하며 용을 써보지만, 몸이 잠시 떠오른다 느끼는 순간 땅에 떨어지니 남세스럽기만 하고 울분마저 복받쳐 서러움을 달랠 겸 날개를 폈다 오므렸다 부동의 자세에서 춤도 추며 아픔을 홀로 달래보지만 슬픔은 영영 떠나가지 않고 갈 곳도 없는데 성큼성큼 걷다가는 제 그림자와 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