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dson River Museum 4

인생/배 중진

인생/배 중진 아침에 잠깐 만난 사람 그에게는 그의 갈 길이 있고 나는 나의 길이 있기에 잠깐 스쳤을 뿐 막연히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잊었는데 저녁때 전화가 왔다 병원에 있으니 부탁인데 집에까지 데려다주면 고맙겠단다 그에게 과연 무슨 일이 생겼었단 말인가 치과에 예약이 되어 있고 밤에는 달마다 모이는 회의가 있는 날인데 예약 시간 맞추려고 가다가 왼쪽 발에 힘이 없어 덜컥 주저앉았고 그런 상황을 멀리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와 Urgent Care Radiology Department에 보내 X-ray images를 찍는 등 요란법석을 떨었던 모양이고 오후 내내 병원으로 또 실려 가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았던 모양이다 가깝다는 친구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로만 들렸고 병원에서 지팡이..

詩 2019 2019.01.05

단풍/배 중진

단풍/배 중진 뜨거움이 모락모락 차오르는 커피잔을 들고 창가에 다가가 밖의 풍경을 내려다보니 단풍도 비가 내리는 날엔 말없이 많은 비를 흠뻑 맞으며 가벼웠던 며칠을 자숙하는 분위기였지요 까마귀가 떼로 달려들어 그동안 무섭게 눈을 부라리며 호통치던 허수아비를 혼을 빼앗기라도 하듯 갈기갈기 찢어 놓는 것을 보았기에 화려한 색깔도 바꾸고 완벽했던 옷도 떨어진 채로 기울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눈이 살짝 내렸어도 털 기분이 아니었지요 햇살 내리쬐면 쬐는 대로 비가 쏟아지면 쏟는 대로 눈이 퍼부으면 붓는 대로 바람이 왔다 가듯 그렇게 사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커피 향의 그윽함도 따스함도 잠깐이었지요 The Grim Reaper's Harvest Letter From Home Hudson River Museum N..

詩 2016 2016.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