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과 갯벌/배 중진 남들과 같이 야물딱지지 못하여 쏟아지는 물과 섞여 정처 없이 헤매며 떠내려와 더러움과 함께 고상했던 시절 더듬어 본다 저 단단한 바위도 세월이 흐르다 보면 떨어지지 않는다는 법 없다 함을 오늘도 눈물 흘리며 너와 나 사이에는 무심한 바다가 드리워져 너의 얼굴을 어루만져 본다 너는 자꾸 높아지고 나는 점점 낮아진다 설봉 눈이 덮인 산봉우리. 야무지지 자동차 소리 들리지 않는 달밤에 촌길을 걸었던 시절이 언제였던가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앞에 오는 사람이 무섭기도 했지만 알고 보면 동네 분이라서 정답게 인사드리고 또 그림자를 대동하고 어디론 가를 향해서 걷곤 했었지요. 걷는 것이 좋았고 밤이라서 보는 사람 많지 않았지만 작은 불빛이라도 보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던 순간이었지요. 멋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