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2016 2

노인과 석양/배 중진

노인과 석양/배 중진 모두 행복에 겨워 하하 호호 즐거워하는 선상을 지나 유람선 선미에 이르니 홀로 포도주를 음미하는 노인이 안쓰러운데 기웃기웃 넘어가는 석양과 옷깃을 여미는 날씨에 눈여겨보는 사람도 없고 힘차게 내뿜는 흰 물결만 줄기차게 따라오네 안 보는 척 시선을 돌려도 자꾸 노인의 일거수일투족이 걸렸으며 왜 혼자일까? 의구심이 솟으면서 급기야는 비관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를 하는데 앞에 놓인 탁자에는 성경인지 시집 또는 소설인지는 모르되 읽는 것 같지는 않았고 자꾸 출렁이는 물결과 뉘엿거리는 석양을 넋을 잃고 바라보네 부인과 사별한 것은 아닐까 처음 유람선을 이용하는 눈치는 아니었으며 이혼을 했던가 부부싸움을 했는지도 모르지만 삼천 명이 넘는 관광객 중에서 유독 그 노인의 생기 없는 얼굴만 자꾸 떠오..

詩 2016 2016.11.23

고래/배 중진

고래/배 중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유람선은 달리지만 가도 가도 육지는 보이지 않고 갈매기도 날지 않았으며 고래 또한 보이지 않는다 간혹 구름이 떠가고 비행기가 자국을 남겨도 어디에 꼭꼭 숨었는지 고래 한 마리 등을 보여주지 않는다 불길한 생각만 들고 저 깊고 넓은 바닷속에 물고기 한 마리 살지 않는단 말인가 갈매기에게 갈망하는 꿈이 있다면 고래에게도 고대하는 희망이 있을 테고 인간에게도 인정 어린 포부가 있지 않을까 불변의 흙2016.11.18 06:11 -세월이 가는 소리- 싱싱한 고래 한마리 같던 청춘이 잠시였다는걸 아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서른 지나 마흔 쉰살까지 가는 여정이 무척 길줄 알았지만 그저 찰나일 뿐이 라는게 살아본 사람들의 얘기다 정말 쉰살이 되면 아무것도 잡을것 없어 생이 가..

詩 2016 2016.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