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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하늘에도 비둘기는 날고 있는지/배 중진

고향 하늘에도 비둘기는 날고 있는지/배 중진 생각지도 않은 곳에 비둘기가 몇 번 보이는가 싶더니 아예 둥지를 틀고 밤낮으로 자리를 지키며 볼 때마다 눈알을 굴리거나 뒤꽁무니만 보여준다 포란하느라 정신이 없고 저렇게 앉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도 했다 중학교 3학년 때 학교 가까운 마을의 하숙하던 집에는 비둘기가 많았고 큰 비둘기집도 있었는데 좋은 고등학교에 합격했다고 주인아주머니께서 선물로 주셨던 비둘기 한 쌍은 환경이 달라도 무럭무럭 자라나 대문 위 높은 시렁에 보금자리를 꾸려 가끔 올라가 살짝 둥지를 훔쳐보니 알이 두 개 있었기도 했는데 순식간에 많은 식구를 거느리게 되어 어떤 때는 근처에 사는 비둘기를 꼬여와 같이 지내기도 했고 웬일인지는 몰라도 휑하니 사라지기도 했었는데 관심을 두지 않았더..

詩 2017 2017.04.14

비둘기가 용쓰지만/배 중진

비둘기가 용쓰지만/배 중진 잠시 창밖을 내다보는데 한 떼의 비둘기들이 쏜살같이 날아가다 삽시간에 따로따로 흩어지더니 밑으로 곤두박질치곤 재빠르게 상승하는 것도 있어 배부르고 한가한 시간에 적의 기습에 맞설 수 있게 서로 작당하여 상대를 기만하는 술법으로 잽싸게 도망치는 연습을 하며 빠른 날개를 자랑하지만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살기 어린 눈과 날카로운 발톱과 사나운 부리로 무장한 체 덩치가 더 크고 강한 날개로 위에서 덮치듯 내리치는 속력 앞엔 아무리 빠르게 발버둥 치고 요리조리 피해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도 맹금류한테서는 벗어날 수가 없어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바탕이 될 수밖에 없는데 평화를 상징하는 것처럼 조용한 곳에 험상궂은 새들이 나타나질 않길 바라며 귀소성이 있어 인간과 더불어 살아오길 오래 했지만 ..

詩 2015 201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