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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배 중진

눈높이/배 중진 동물원에 가서 안팎을 구분하고 자유를 속박하는 경계인 담장을 자꾸 올라가고 칭얼대고 조르다 못해 소리 지르고 울부짖는 철부지 아이가 있다면 밖에서 자유롭게 모이를 쪼는 공작의 긴 꼬리를 잡으려고 쫓아다니는 녀석이 있어 저를 어쩌면 좋은가 망설이며 남의 아이라 탓하지도 못하고 꿍하고 있었는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나는 볼 수가 없다고 하여 그때까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에 다리를 굽혀 아이의 눈높이에서 울 안의 동물을 보려 했더니 정말 보이지 않아 몸을 굽혀 안아 올려주면서 그들의 불평불만을 다소나마 이해하게 되었는데 같이 똑같은 것을 바라본다고 해서 그도 돌아가는 사정을 훤히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틀렸음을 알았으며 아이는 보는 것이 한정되어 있지만 어른의 무감각을 무한정 일깨워주기도 하는 ..

詩 2017 2017.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