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하디약한 나무/배 중진 같은 지역에 서 있는 나무 중에서 유독 한 그루만 늦게 잎을 피우는데 보기에는 멀쩡하여도 이른 봄과 빠른 가을에 표시가 나 늦게 피고 일찍 단풍 졌다가 낙엽 되어 사라지는데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었지만 이제는 그 늦게 피우는 나무가 현명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일찍 나서야 좋을 것 없고 오늘같이 눈 내리고 강풍으로 건강하고 늠름한 나무들이 뚝뚝 꺾일 제도 바짝 몸 사리고 바람이 원하는 대로 흔들리며 맞서지 않아 살아남았는데 나무는 자신이 강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기에 무리하게 모험하지 않으며 답답하다 이웃이 깔보고 조롱하여도 전혀 응답하지 않는 것이 상책임을 알기에 여름철과 겨울에는 남들과 똑같은 모습이 아니겠는지 늦는다고 약하게 생겼다고 업신여길 일이 아님을 무릇 자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