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배 중진 친구여 벌써 일 년이 되었군 떨리며 꺼져가는 목소리로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할 수 없음을 용서해달라는 마지막 음성이 우렁차게 들려왔던 순간이 어제 같았는데 친구가 남기고 간 것들을 모두 정리했던 긴 일 년이었으며 세상에 남긴 것은 이웃 사랑과 없는 자에 대한 자그마한 배려였으며 하느님에 대한 조건 없는 믿음이었지 남들이 흥청망청 들뜨던 시간에 아무도 돌보지 않는 작은 공간에서 마지막 숨을 할딱이었음을 생각할 때마다 친구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자괴감으로 잠이 올 리 만무했고 떠난 친구를 생각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뒤치다꺼리했지만 공백이 너무 커 올해는 파티를 열지 않기로 했다네 조용한 시간을 보내면서 친구의 가냘픈 숨소리를 듣고 싶은 것이겠지 바라옵건대 즐거운 성탄절 누구에게도 불행이 찾..